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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순서 (근손실 방지, mTOR 활성화, 체지방 감량)

by ingxxg 2026. 7. 9.

헬스장을 처음 등록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일단 살부터 빼"였습니다. 저도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몇 달을 러닝머신만 붙들고 살았는데, 체중은 조금 줄었지만 팔다리만 가늘어지고 배는 그대로였습니다. 그때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지만,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는 한참 뒤에야 알게 됐습니다. '살 먼저냐, 근육 먼저냐'라는 질문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생리학적 문제입니다.

근손실 방지 — 왜 유산소만 하면 몸이 망가지는가

살을 빼려면 유산소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저도 한때 그랬고, 실제로 러닝머신 1시간에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방식을 몇 달 동안 유지했습니다. 체중계 숫자는 분명히 줄었습니다. 그런데 거울 앞에 서면 뭔가 이상했습니다. 허리가 들어간 게 아니라, 그냥 전체적으로 작아진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건데, 그건 지방이 아니라 근육이 빠지고 있었던 겁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바로 근손실(Muscle Loss)입니다. 근손실이란 운동이나 식이 조절 과정에서 근육 단백질이 분해되어 근육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은 근육에 미세한 손상을 의도적으로 만들고, 이후 충분한 영양 섭취를 통해 그 손상이 회복되면서 근육이 성장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칼로리를 심하게 제한하면서 운동까지 하면, 손상된 근육이 회복될 연료가 없어 오히려 근육량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납니다.

특히 탄수화물 섭취량을 지나치게 줄이면 문제가 커집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무산소성 에너지 시스템을 주로 사용하는데, 여기서 무산소성 에너지 시스템이란 호흡을 통한 산소 대사가 아니라,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탄수화물)을 즉각적으로 분해해 힘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스쿼트나 데드리프트처럼 순간적으로 큰 힘을 써야 할 때 작동하는 시스템입니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이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고, 결국 몸은 근육 단백질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충당하려 합니다.

스페인에서 26명의 육상선수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도 이 점이 명확히 확인됐습니다. 평균 필요량보다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한 그룹은 근손실량이 줄고 회복력도 뚜렷하게 향상됐습니다(출처: PubMed Central — 탄수화물과 운동 회복 관련 연구). 제가 직접 겪어봤을 때도 이 차이는 분명했습니다. 근력운동 후 탄수화물을 줄이지 않고 단백질과 함께 챙겨 먹기 시작했을 때, 다음 날 운동 중 들 수 있는 중량이 눈에 띄게 유지됐습니다.

근손실 방지를 위한 영양 관리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단백질은 체중 1kg당 1.6g 이상 섭취를 기준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체중 70kg이라면 하루 단백질 목표는 약 112g입니다.
  • 웨이트 트레이닝 후 탄수화물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는다. 운동 직후 글리코겐 보충이 근육 회복의 출발점입니다.
  • 초보자나 체지방이 높은 분이라면 적당한 칼로리 적자 상태에서도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근육 유지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요약: 칼로리와 탄수화물을 동시에 과도하게 줄이면 근손실이 발생하며, 체중은 줄어도 체형은 오히려 나빠질 수 있습니다.

mTOR 활성화와 체지방 감량 — 두 목표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

근육을 늘리면서 동시에 살을 빼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저는 처음에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운동하면 두 가지 다 되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운동을 수년째 해보고 나서는, "가능은 하지만 조건이 있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걸 이해하려면 우리 몸 안에서 작동하는 두 가지 반대 신호를 알아야 합니다. 하나는 mTOR이고, 다른 하나는 AMPK입니다. mTOR(mammalian Target of Rapamycin)란 쉽게 말해 우리 몸에 에너지가 충분할 때 활성화되는 '세포 성장 스위치'입니다. 충분한 칼로리와 단백질, 탄수화물이 공급되면 이 스위치가 켜지면서 근육 세포가 합성되고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근성장은 바로 이 mTOR 활성화 경로를 통해 일어납니다.

반대로 AMPK(AMP-activated protein kinase)는 에너지가 부족할 때 작동하는 신호입니다. AMPK란 우리 몸이 칼로리 결핍을 감지했을 때 켜지는 '지방 연소 스위치'로, 저장된 체지방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이화 작용을 촉진합니다. 다이어트를 할 때 칼로리 적자가 생기면 바로 이 AMPK가 활성화되는 겁니다. 문제는 mTOR와 AMPK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둘 다 최대치로 켜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출처: PubMed Central — mTOR와 AMPK 상호작용 연구).

그렇다면 근성장과 체지방 감량을 동시에 진행하는 린매스업(Lean Mass Up)은 완전히 불가능한 걸까요? 린매스업이란 체지방은 줄이면서 근육량은 늘리거나 유지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저는 이게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실제로 써보니 조건에 따라 분명히 가능한 영역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운동을 이제 막 시작한 초보자나, 체지방이 높고 근육량이 낮은 마른 비만 체형이라면 적당한 칼로리 적자 상태에서도 근육이 동시에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 근력운동으로 전환했을 때 체중은 예전만큼 빠르게 줄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잠깐 포기할까 싶었는데, 허리 둘레를 줄자로 재보니 분명히 줄어 있었고, 사용하는 중량도 조금씩 늘고 있었습니다. 체중계 숫자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그때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이후 체지방률과 근육량을 함께 추적하면서 운동하게 됐고,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중급자 이상이라면 근성장과 체지방 감량을 동시에 노리는 것보다 단계를 나누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먼저 충분한 칼로리를 확보하며 근육을 만든 뒤, 이후 칼로리를 조절하며 체지방을 줄이는 순서가 결과적으로 더 좋은 체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육량이 충분할수록 기초대사량이 올라가고, 같은 칼로리를 먹어도 더 많이 소비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요약: 근성장(mTOR)과 체지방 감량(AMPK)은 서로 반대 방향의 신호를 사용하며, 동시 달성은 초보자에게 유리하고 중급자 이상이라면 단계를 나누는 전략이 더 효율적입니다.

결국 '살 먼저냐, 근육 먼저냐'에는 정해진 하나의 답이 없습니다. 체지방이 높은 초보자라면 근력운동과 적당한 칼로리 적자를 함께 가져가는 방식이 현실적이고, 이미 어느 정도 운동 경력이 있다면 근육량을 먼저 확보한 뒤 체지방 감량 단계로 전환하는 쪽이 낫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중요한 건 순서보다 근력운동을 중심에 두는 것이었습니다. 유산소는 보조 수단이고, 식단은 목표에 따라 조절하는 변수입니다.

체중계 숫자 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근육량과 체지방률을 함께 보면서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훨씬 합리적입니다. 지금 당장 어떤 방법이 맞는지 모르겠다면, 일단 근력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틀리지 않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wLnn2AZI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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